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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의 엄마 오토바이 고치기입니다.
거의 10년이 된 올코트 100이 수리를 해도 계속 고장이 나자, 오토바이를 더 이상 고치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선언에 겁 없이 한번 고쳐보기로 했습니다.
바퀴로 굴러가는 것은 '1'도 아는 것이 없는 정말 생초짜!
생초짜의 막무가내 뜯고 고치기입니다. 참고만 하세요!
스타터 모터와 릴레이를 교체하고 한 달도 안 돼서 또 오토바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어머니 말씀대로 고치고 나면 또 고장, 고치고 나면 또 고장...의 반복이다.
오토바이를 어머니 농장 창고로 옮긴 후 고쳐보려고 하니 추운 날씨 때문인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쩌면 또 날씨 때문에 오토바이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따뜻한 봄이 되면 수리를 해보기로 했다.
이왕 창고에 온 김에 지난번 수리 후 수리 기사님에게 부탁해서 받아놓은 고장 난 부품 중 좀 복잡해 보이는 카브레터를 한번 분해해보기로 했다.
1. 카뷰레터의 용도는?
정말 완전 초짜라 먼저 무슨 기능을 하는 부품인지 인터넷에 찾아보았다.
기화기라는 말을 들으니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도 하다.
그러니까 카뷰레터는 연료와 공기를 섞어서 엔진 쪽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라는 말인 것 같다. 음~.
2. 오토바이 어디에 붙어있나?
카뷰레터를 교체한 지 몇 달 되지 않아서 그런지 다른 부품에 비해 깨끗해서 찾기 쉬웠다.
오토바이 왼쪽 앞바퀴 뒤쪽에 때 하나 묻지 않은 카뷰레터를 찾았다.
3. 카뷰레터는 어떻게 동작 하나?
오토바이 셀 버튼을 누르면 스타터 모터가 돌아가면서 클랭크 축을 돌리고 그에 따라 피스톤이 하강한다. 피스톤 내부의 빈 공간이 늘어나면서 피스톤 내의 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아져 에어 클리너에서 공기를 빨아 당긴다. 카뷰레터를 지나가는 공기는 압력 차로 빨려 올라온 연료와 섞여 실린더(엔진) 안으로 들어가면 점화 플로그가 스파크를 일으키고 연료가 연소되면서 오토바이 시동이 걸리게 된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카뷰레터에서 공기와 연료가 뒤섞인 혼합기가 분무되어 흐르는 관은 갑자기 크기가 작아지는데 이 관을 벤투리 관(ventri tube)이라고 한다. 벤투리 관의 원리는 베르누이 정리, 즉 속도가 증가하면 압력이 감소하고, 속도가 감소하면 압력이 감소한다는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즉, 벤투리 관의 지름이 급격히 작아지면서 관을 지나는 공기의 흐름이 빨라져 압력이 낮아지고, 대기압을 유지하고 있던 연료 저장소인 플로트 챔버(float chamber)의 연료가 압력 차에 의해서 벤투리 관 내부로 분무되어 공기와 섞여 엔진 쪽으로 빨려 들어간다.
카뷰레터는 벤투리 관이 고정적인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서 고정 벤투리와 가변 벤투리로 나뉜다.
고정 벤투리는 이름 그대로 벤투리 관이 일정한 지름을 유지하는 카뷰레터를 말한다. 이와 달리 가변 벤투리는 벤투리 관의 단면적을 인위적으로 변화하는 카뷰레터이다. 그러니까 벤투리 관의 지름을 기계 장치로 벤투리 관의 단면적을 막는 것이다.
가변 벤투리 방식은 어떻게 벤투리 관의 단멱적을 변화하는가에 따라서 CV(Constand Vacuum) 카뷰레터와 VM(Vertical Mikuni) 카뷰레터로 나뉜다. 두 방법은 스로틀 레버에 연결된 케이블을 잡아당겨서 벤투리 관에 흐르는 연료와 공기의 양을 조절한다. 하지만 CV 카뷰레터는 원판형의 스로틀 밸브(Butterfly), VM 카뷰레터는 상하로 움직이는 스트롤 밸브를 사용한다는 것이 다르다.
올코트 100도 VM 카뷰레터이다.
카뷰레터는 벤투리 관이 위에서 아래로 향하면 down draft, 옆으로 향하면 side draft로 나뉘는데 올코트 100은 down draft
이다.
올코트 100의 카뷰레터와는 조금 다르지만, down draft 벤투리 관인 VM 카뷰레터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3. 올코트 100 카뷰레터를 분해해 보자!
카뷰레터를 떼어 내면 아래와 같다. 물론 나는 직접 뗀 것이 아니라 수리 기사분이 갖다 준 그대로다(스로틀 밸브 덮개가 벗겨진 상태다).
기름때가 가득 묻어있어서 좀 지저분해 보이지만 그냥 분해를 시작했다.
제일 먼저 스로틀 밸브(throttle valve)를 분해해봤다. 커버의 나사를 푸티 쉽게 열렸다.
올코트를 운전할 때 스로틀 레버를 당기면 스로틀 내부의 케이블이 스로틀 밸브 내부의 스프링을 당긴다. 그러면 스로틀 밸브가 올라가면서 벤투리 관의 단면적은 넓어져 공기의 유동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바늘 같은 제트 니들(jet needle)이 스로틀 밸브를 따라 위로 올라오면서 제트 니들에 막혀 있던 메인 제트(main jet) 통로로 연료가 분무된다. 결과적으로 늘어난 혼합기(공기+연료)의 양이 엔진 쪽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운전속도가 올라간다. 니들의 모양과 지름에 따라 카뷰레터의 특성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스트롤 밸브(세 번째 그림의 관)를 보면 끝이 비스듬히 깎여져 있는데(slider), 이 슬라이더가 비스듬한 정도에 따라 벤투리 관을 지나가는 공기의 양을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로틀 스크루(throttle screw)를 조절(스로틀 스크류와 맞닿음)해서 스트롤 밸브가 내려올 수 있는 최소 높이를 제한해서 벤투리 관을 흐르는 공기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러니까 오토바이의 출력이나 회전 속도를 카뷰레터로 조절할 수 있는데, 이 카뷰레터를 조절하는 것은 엔진의 속도가 아니라 스로틀의 위치에 따른 공기의 양이다. 즉, 공기 조절만 하면 연료를 따로 조절할 필요가 없다. 연료는 스로틀 위치에 따른 압력차로 알아서 조절된다.
위 그림 오른쪽의 아래 그림을 보면 두 개의 구멍이 있다. 하나는 외부와 연결되어 있어 공기가 통하고 다른 하나는 플로트 챔버의 위쪽 구명(아래 플로트 챔버 분해 참고)과 연결되어 있어서 외부 공기를 플로트 챔버로 보내서 챔버 내부의 압력을 대기압으로 유지한다.
스로틀 스크류 위에 출구가 하나 있는데 무슨 용도인지 잘 모르겠다.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특별히 언급된 곳이 없어 알 수가 없다. 연결된 호스가 제너레이터와 엔진 쪽으로 들어가는 것 같던데 이 부분은 다음에 엔진을 뜯어보면 대략 유추가 가능할 것 같아 일단 기능을 알아보는 건 미뤄뒀다.
그다음으로 연료를 임시 저장하는 플로트 챔버(float chamber) 쪽을 분리해 봤다.
오른쪽 그림에서 플로트 챔버 아래 호스 끝단에 나사가 꽂혀있는 건, 연료가 계속 세서 수리기사님이 그렇게 해 둔 거라고 한다.
먼저 플로트 챔버 쪽을 더 분해했다.
플로트 챔버는 연료를 담아두는 연료 저장공간이다. 연료주입구는 카뷰레터의 위쪽에 있는데 중력으로 연료통에서 플로트 챔버로 흘러들어 간다.
플로트 챔버 가운데 있는 플로트 핀(float pin)의 위에는 작은 구멍이 있다. 연료가 오버 플로어(overflow)될 경우 플로트 핀을 통해서 아래로 흘러 튜브를 따라 밖으로 흘러내리는 것 같다. 만약 플로트 챔버가 가득 차게 되면 연료가 벤투리 관으로 빨려 올라갈 수 없다.
드레인 플러그(drain plug)는 십자 스크루인데 벌써 수리기사님이 망가뜨려서 분해할 수가 없었다. 이름과 위치로 기능을 추측해보건대 플로트 챔버 내의 연료량이 오버 플로어가 되면 핀의 구멍으로 흘러내려가서 그 아래 튜브로 흘러가는 연료의 양을 조절하는 것 같다.
위 그림 중 오른쪽 그림의 (a)는 아래 그림의 '스타터와 연결된 관'이 들어가는 곳이다.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면 압력차가 발생하고, 그 차이로 인해서 (b)를 통해서 (a)로 연료가 흘러들어 가면 관을 따라 위로 빨려 올라가는 것 같다.
그다음으로 플로트(float) 부분을 자세히 분해했다.
플로트(float)는 플로트 챔버(float chamber)의 연료량을 조절한다. 그러니까 발포 고무로 만들어진 가벼운 플로트(float)는 연료 위에 떠오르는데 연료 양이 작으면 플로트 챔버(float chamber) 쪽으로 플로트가 내려가서 니들 밸브(needle valve)가 열린다. 그러면 연료가 플로트 챔버 안쪽으로 들어오고, 연료의 양이 일정량 이상이 되면 플로트(float)도 떠올라 니들 밸브(needle valve)를 닫아서 더 이상 연료가 플로트 챔버(float chamber)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왼쪽 그림의 연료 구멍은 플로트 챔버의 천장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 위에 설명한 것처럼 오토바이에 시동이 걸면 압력차가 발생해 연료를 빨아 당기는데 '스타터와 연결된 관'을 따라 흐르는 연료가 너무 많을 경우에는 이 구멍을 통해 다시 플로트 챔버로 연료를 보낸다. '스타터와 연결된 관'을 자세히 보면 윗단 부위에 미세한 구멍 2개가 있다.
스타터(starter)와 연결된 관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 때 연료가 빨려 올라가는 통로이다.
파일럿 제트(pilot jet) 안에 보면 메인 노즐(main nozzle)보다 크기가 더 작은 노즐(nozzle)이 들어있는데 스로틀이 작거나 오토바이가 공회전할 때 연료가 빨려 들어가서 연료를 벤투리 관에 분무해주는 구멍이다.
메인 노즐은 이름 그대로 스로틀이 클 때 연료가 빨려 올라가서 벤투리 관에 연료를 분무해준다.
스로틀을 당기면 벤투리 관을 지나는 공기의 양이 늘어나 벤투리 관의 압력과 플로트 챔버 내 압력의 차이가 증가한다. 이 압력차로 인해서 메인 노즐을 따라 더 많은 연료가 벤투리 관으로 뿜어져 나와 엔진 실린더 쪽으로 흘러간다.
메인 노즐의 덮개 같은 오리피스(orifice)는 황동으로 만들어지는데 그림에서 처럼 가운데에 작은 구멍이 뚫려있다. 이 구멍의 크기에 따라 연료량이 달라진다. 연료량이 너무 작으면 출력이 약해지고, 연료량이 너무 많으면 연료가 다 연소되지 못하고 배출되어 연기가 많이 난다.
니들 밸브를 더 분해해 봤다.
왼쪽 그림 위 붉은 원이 가리키는 부분이 니들 밸브(needle valve)이다.
플로트가 아래로 처지면 니들(needle)이 아래로 내려와 연료 구멍으로 연료가 흘러나온다. 연료가 일정량이 되면 플로트가 니들을 눌러서 니들 밸브를 잠그고 연료는 더 이상 흘러나오지 못한다.
플로트 챔버의 위쪽에는 작은 구멍(공기구멍)이 있는데 이 구멍은 외부와 연결되어 플로트 챔버 내의 압력이 대기압으로 유지되도록 한다.
오토바이 시동을 걸면 스타터의 앞부분(오른쪽 아래 그림의 동그라미 부분)이 위로 올라가면서 내부 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아져 연료를 빨아 당긴다. 실험을 하지는 않았는데 스타터 내부에는 전자석이 들어있는 것 같다. 시동을 걸면 전원이 연결되어 전자석과 금속부품 사이에 인력이 작용해서 스타터의 앞부분을 끌어당기는 것 같다.
복잡하게 보이는 카뷰레터의 몸통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본다.
벤투리 관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관의 지름이 갑자기 줄어드는 관을 말한다. 오른쪽 그림에서 보듯이 관이 급격하게 좁아져서 가운데쯤에서 최소의 지름 값을 갖고 그 크기가 출구까지 유지된다.
그림에서는 보이지 않는데, 벤투리 관 가운데에는 메인 제트(main jet)와 파일럿 제트(pilot jet)를 지나서 연료가 분무되는 작은 구멍 2 개가 있다.
왼쪽 그림의 공기구멍은 처음 오토바이를 구매했을 때는 캡(cap)이 씌워져 있었는데 수리 기사님이 수리 후 새 카뷰레터에는 벗겨진 걸 보니 오토바이 상태에 따라서 씌우던가 아니면 벗겨도 되는 것 같다. 공기구멍의 위치로 기능을 유추해보면 벤투리 관 내의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것 같다.
오른쪽 그림에 두 개의 공기구멍을 표기해두었는데 공기구멍(a)으로 들어간 공기는 메인 제트와 파일럿 제트가 흐르는 관과 연결되어있다. 그 이유는 연료를 안개처럼 만들수록 연료의 연소효율이 높아지는데 연료가 벤투리 관으로 분무되기 전에 공기를 미리 섞어서 연료를 더 미립화하기 위해서이다. 이 공기 양은 에어 어저스트 스크루(air adjust screw)로 조절할 수 있다.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 때 공기구멍 (b)로 공기가 흡입되고, 스타터의 작용으로 빨아 당겨진 연료와 섞여 벤투리관 끝단에 분무된다. 아래 그림은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 때 카뷰레터 내부의 공기와 연료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아래는 카뷰레터 전체 분해 사진이다.
너무 장황하게 설명을 한 것 같다. 카뷰레터의 원리는 간단하지만 구조는 복잡하고 미세해서 사진으로 찍을 수 없는 부분도 너무 많았다.
세부적인 내용은 틀린 내용도 있을 수 있다. 대략적인 카뷰레터의 기능은 인터넷을 통해서 찾을 수 있지만 제품마다 카뷰레터가 조금씩 다르다 보니 상세 내용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구조와 원리로 유추한 내용도 있다.
어쨌든 결론은 간단한 것 같다. 올코트 100 카뷰레터의 기능은 운전 상태에 맞게 분무된 연료와 공기를 잘 섞어 실린더로 보내는 것이다.
운전 상태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시동 시 - 스타터 작용으로 적은 연료와 공기를 실린더로 보냄
2. 공회전 - 파일러 제트로 적은 연료와 공기를 실린더로 보냄
3. 운행(가속) - 스로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양의 연료와 공기를 실린더로 보냄
VM 카뷰레터는 연료효율, 환경문제 때문에 곧 소형 오토바이에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열심히 고민하며 분해까지 해봤는데 아쉬운 생각이 들지만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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